안양에 사는 60~70대가 젊었을 때 중앙시장의 곱창 골목에서 곱창에 소주 한잔을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양중앙인정시장 곱창 골목은 안양의 술꾼들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들리는 술꾼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었다.
구수하고 쫄깃한 곱창에 소주 한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고, 세상사 괴로움도 잊었으니 곱창 골목은 자식을 보듬는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했었다.
그뿐인가, 가격도 마냥 착하다. 곱창 1인분에 만원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톡 쏘는 환타 한 병이 서비스로 나온다. 푸짐한 곱창 안주에 소주 몇 병을 비어도 4~5만 원을 넘지 않으니 술안주로 이만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
대개 곱창은 누린내가 나기 마련인데 안양중앙인정시장 곱창 골목에서 먹는 곱창은 신기하게 누린내가 나지 않는다. 곱창을 수십 번 씻어 창자에 미세하게 남아있는 내용물을 완전히 제거한 후 곱창을 볶기 때문에 잡내가 전혀 없다. 곱창에 양배추를 듬뿍 얹고, 마늘과 고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깻잎과 당면을 더하면 구수하고도 고소한 곱창 특유의 맛을 낸다. 여느 곱창과는 달리 중앙시장 곱창 골목 특유의 맛이 완성된다.
마지막 코스는 남은 곱창과 약간의 국물에 밥을 넣고 고소한 참기름을 둘러 밥을 볶으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곱창 볶음밥이 탄생한다. 추억은 방울방울.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안양중앙인정시장 곱창 골목에서 소주 한잔 어떠세요?